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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자명고가 31화째 달려오고 있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픽션화 하여 만든 사극 '자명고'

    처음 기획은 50부작으로 시작하였으나,
    안타까운 시청률로 전전함으로서
    39부작으로 조기종영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후속작인 '드림'의 첫방 예정날짜가 7월 27일이라고 하니....
    자명고 측에서 아직 조기종영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을 뿐 거의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불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조기종영의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에덴의 동쪽을 시청했지만, 끝까지 보지 않았고, 그 재밌다던 내조의 여왕
    역시 종영된 후 인터넷으로 시청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자명고를 봤던 것은 아니다.

    처음 자명고를 보게된 것이 김씨표류기를 눈물날정도로 감명깊게 보고 온 후
    정려원의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부터였으니, 벌써 한참이나 극이 진행된 후 였다.

    초반부 막 성인으로 바뀌었을때는
    호동역의 정경호가 사극과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듯 하여 손발이 오글거렸고,
    김씨표류기 촬영때문인지 볼이 쏙들어간채 해골마냥 서있는 뿌쿠의 정려원도
    극과는 너무 동떨어지는듯 하였다.

    이미 그때부터 조기종영의 소문은 간간히 들려오고 있었다.
    물론 그때만으로 평가하자면.. 조기종영 할만도 하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정도로 여태까지 봐왔던
    사극에 비해 너무나도 가볍고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극이 점점 후반으로 갈 수록 배우들 역시 연기는 안정되었고
    배역과 배우가 일치되어감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출생의 비밀을 궁금해하던 뿌쿠가 자신의 근본과 호동의 사랑사이에 갈등하기
    시작할때는 극의 애절함은 최고조로 치달았다고 할 수있다.

    애절한 OST 들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가슴시릴만큼 아픈 뿌쿠의 사랑도,
    비열하지만 그 역시 순박한 호동의 사랑도,
    비극적 결말을 어렴풋이 예상하면서도 멈출 수 없었던 라희의 사랑도 그저 슬프고 예뻐보이기 시작했다.





    특히나 호동이 뿌쿠를 자신의 여자라고 말하기 시작할때 부터,
    더이상 자명고는 단순한 사극이 아닌, 대중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멜로 드라마. 그 자체였다.
     
    다만 그 배경이 낙랑국과 고구려가 대립하던 과거 시대일 뿐이며
     이런 시간적 배경이 삼각관계란 이들의 사랑을 순수하게 비춰냈다.


    시청률 역시 뒤늦게 탄력을 받는 듯 하였고,
    조기종영에 대한 안타까움과 불만이 하나둘씩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결정된 조기종영.....
    그래서 인지.. 기세를 타서 더욱더 애절하고 가슴아파야할 지금의 타이밍에서 시간에 쫒겨 개연성 및 완결성 부분에 안타까움이 보이고 있다. 특히 오늘 방영된 31화의 경우.. 아쉬운 부분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랑하는 호동이 자명(뿌쿠)를 보러 낙랑땅에 목숨을 걸고 왔음을 보고, 자명은 '운명'을 들먹거리며 호동을 눈물로서 외면한다. 그리고는 단군의 제사당에 앉아 호동이 무사히 돌아가게 해달라는 기도를 한다..



    그토록 발랄하고 불가능이라곤 모르던 뿌쿠가... 한순간에 약하디 약한 자명공주님이 되었으니, 이게 왠 어이없는 전개란 말인가.. 원래 우리가 알던 뿌쿠는 독을 먹고도 왕자님을 구하러 왔으며, 낙랑으로 가다가도 왕자님이 군사들에게 둘러쌓이면 말을 돌려 공중 3회전을 하며 멋지게 나타나던 여장부중의 여장부였다.

    "당신을 내 마음의 저울에 달아요. 태산처럼 무겁죠.
     우리 엄마 아버지 낙랑국 낙랑의 백성들, 저울로 달아요. 당신보다 가벼워.

     그렇지만, 무거운 당신을 택할 수 없는 게, 내 운명이에요.

     당신을...죽여야만 해."

     <자명 대사 中>

    이 대사를 할때는.. 뿌쿠의 눈빛이 살아있었는데... 뼈속 깊숙이 까지 호동을 사랑하던 뿌쿠였음에 틀림없었는데..
    이내 그녀는 뿌쿠를 숨기고 자명인척 돌아선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몇일새 뿌쿠는 지난 세월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고, 알고싶어 하지도 않았던, 또한 한때나마 호동을 마음에 품어  잇는 방법을 묻는다. 이에 신녀는 자명이 죽을 경우 둘다 살릴 수 있다고 얘기해 준다.



    자명은 고민하는 듯 했지만 결국 호동이 유배되었다는 소식에 죽음을 택하는듯 했다.
    하지만 자명이 최종적으로 청한 청원은 '신녀'가 되는 것이었다.

    분명 하랍산 신녀는 죽음을 제시했는데 뜬금없이 '신녀'라니.. 이건 뭘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신녀'가 된다는 것이 평범한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세상과 동떨어진 삶을 산다는 의미에서 죽는다고 하는것이나 생각했지만, 사약을 내리는 장면에서 다시 고개를 갸우뚱 할 수 밖에 없었다.

    사약을 내리는 것 역시, 절로들어갈 때 머리를 깎는 것처럼 의식적인 절차인가 싶어서 기다려 봤더니,

    자명이 사약을 들이키고 입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가는데도
    원후도, 왕도 그다지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당연한듯 안쓰럽게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물론 자명의 표정변화를 보면,
    '이건 아니지 싶은데' 뭐 이런 표정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밖에 다른 사람들 뭐란 말인가....

    그저 차후는 독약을 타라고 시켰으니..
    의미심장하게 웃을 뿐이고, 하랍산 신녀 역시 '차후의 장난이군' 이런 표정을 지을 뿐 별로 놀라지도 않는다..

    과연 자명이 죽는다고 택했던 길은 어떤걸 의미했던 것일까...?




    아직 32화가 방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부분에 대한 극중 흐름의 문제를 왈가왈부하기는 조금 이른편이 없지 않아 있어보기도 하다.

    지금 생기는 의문점은 32화에서 풀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있으니 말이다.



    어쨋든 자명고는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그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1달 남짓 남았지만 아직 호동은 라희에게 자명고를 찟어달라 부탁하지도 못했으며,
    자명은 어떻게 나라를 지키는 역할을 하게 되는지, 자명고는 어떻게 해서 만들어 지게 되는지,
    자명고가 만들어진 후 고구려는 어떤 상황에 놓였었는지,
    호동이 낙랑을 패망 시킨 후 자명을 찾아 다니는 과정이며,
    자명은 사랑하지만 나라의 원수가된 호동과 만나 얼만큼이나 애절한 시간을 보내며

    결국 어떻게 서로에게 칼을 겨누게 되는지에 대한 부분들이.. 해결되어야만 한다.


    분명 빠듯한 일정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극의 집중도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앞서도 언급했든 시간에 쫒겨 그 구성이 허술해지는 현상은 최대한 없었으면 하는 것이 작은 바램이다.

    또한 이것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자명고를 시청해주었던 시청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일 것이다.



    다음화 예고편을 보면...
    유패된 호동이 지방에서 군사를 일으키던 시절인 것같은데...

    무휼을 만나러 갈 당시를 보면 수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돌아온 후인지, 무휼을 만나러가기 전인지..
    하여튼 저때는 수염하나 없이 말끔한 얼굴임을 알 수 있다.

    뭐 이정도 옥의티는 당연히 스탭분들이 잘 처리했겠지만 예고편 역시 너무 듬성듬성 만들지 않았나 싶다.

    어쨋든, 예고편에서 역시 자명에 대한 언급은 일체 나오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신녀가 되겠다던 자명이 세상에는 죽은 것으로 표명되지 않을까 싶다.
    이 부분은 자명고 1 ~ 2화 당시의 상황을 유추해보면 대략 맞아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초반부터 결말을 공개한 것이 김빠진 콜라라는 우려를 받았던 부분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분명 자명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긴 하지만,
    자명은 아직 죽을때가 아니란걸 명백히 알고 있는 시청자들은,
    자명이 과연 살아날지 죽을지를 가지고 가슴졸이기 보다는

    어떻게 또 살아나나 한번 보자는 식으로 버티고 있는 판이니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



    뭐.. 지난 일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니.. 한날 남짓 남은 나머지 행군을 지켜보고자 한다.

    부디 나 같은 열혈 팬들이 실망하지 않을 구성으로
    마지막까지 극을 이끌어 줬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을 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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