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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란한 유산 리뷰는 궂이 안쓰려고 했었는데, 21화를 보고나니 안쓸수가 없었다. 불상 마냥 주구장창 미간에 주름잡고 참기만 해대던 선우환(이승기)이 드디어 폭발했기 때문이다..
    솔찍히 낙동강 오리알이 된 두 남녀, 유승미(문채원), 박준세(배수빈)이 불쌍하기보다는 고은성(한효주)와 선우환(이승기)가 잘되는게 훨씬 예뻐보이기에 21화를 보는내내 흐믓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물론, 이 둘의 마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위한 시발점이였다는 점에서도 21화가 흥미진진 했지만 또 한가지 관전포인트였던 부분은 바로, 장숙자(반효정)할머니이다.!


    젊은 애들은 피가 너무 뜨거워서 잘못 건들면 터져,
    저희들끼리 부딪혀서 정리되야 미련도 없지.

    능구렁이를 100마리쯤 삼키고있는듯한 능글맞음의 진수를 보여주시는 우리의 사장님, 장숙자(반효정) 할머니!
    할머니는 이미 처음부터 다 알고 계셨던 것이었다. 선우환(이승기)과 고은성(한효주)의 행보를 말이다. 그랬기에 주구장창 붙여 놓으셨을 뿐 아니라, 박준세(배수빈)이 고은성(한효주)를 좋아한다고 했을때 그렇게도 화를 내셨나 보다.

    능글맞은 할머니의 계략(?)은 단둘이 동해로 1박2일 출장을 갈 수 있는 기회에 교묘하게도 승미(문채원)을 함께 덫붙여 주셨으니, 이보다 더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그래도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동해에 가지 못해서 안절부절이던 승미(문채원)은 할머니의 속도 모른채 출장을 다녀오라는 명이 떨어지자마자 죽을각오로 차를 내달려 동해로 가니 말이다.


    물론 할머니 시나리오에는 없었지만 박준세(배수빈) 역시 보다 흥미를 더해주기위해 어김없이 동해로 달려주신다. 물론 교묘히 일을 핑계로 말이다.

    결국 네사람은 만났고, 서로 늦출수 없는 신경전을 해댄다. 박준세(배수빈)을 못마땅해하며 경계하는 선우환(이승기), 그런 선우환(이승기)를 똥줄타게 바라보는 유승미(문채원), 박준세와 선우환 사이에서 가시밭길을 걷는듯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고은성(한효주)까지, 말 그대로 긴장의 연속이였다.



    이때 긴장 포인트는 역시, 언제쯤 선우환(이승기)가 폭발할 것인가였다. 넷의 관계 사이에서 폭발해줄 위인은 선우환(이승기)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젠틀맨 박준세(배수빈)는 선우환(이승기)가 도발하지 않는다면 언제까지고 신사답게 참아줄 인내력을 가지고 있으며, 유승미(문채원) 역시 선우환(이승기)만 가만히 있는다면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싶지 않을 만큼 내세울꺼 하나 없는 불리한 입장이었기에, 또한 고은성(한효주)은 이미 가족사의 문제, 자신의 마음, 선우환(이승기)의 마음, 박준세(배수빈)의 마음까지 혼자서만 참아보면 다 잘될꺼라 믿는 성인군자적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언제쯤 젊은 피들이 부딪혀 멍들고, 그 멍듦이 터져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할지를 조마조마 기다리고 있는터에, 우리의 선우환(이승기)군은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을 만큼 멋있게, 또한 그 답게 폭발해 주셨다.


    하지마.
    박준세하고 아무것도 하지말라고
    같이 레스토랑도 하지말고 다니지도 말고 아무것도 하지마

     - 왜이래요

    내 옆에 있어라, 너
    내 옆에 있어

     - 저 사람들 두고 우리가 뭘 할 수 있는데요?
       우리들 사이에 뭐가 있는 줄 알아요?
       승미가 있고 준세 오빠가 있고 날 끔찍한 사기꾼으로 여기는 할머니, 어머니, 정이가 있어요
       우리 은우가 있고 아빠가 있어.
       그러니까 그만 해요

    물론, 천하의 선우환(이승기)도 한번에 성공하진 못했다. 실로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캔디형 여주인공이라고 할지라도, 고은성(한효주)는 뭔가 해내고 싶은, 해내야하는 것들이 있었기에 단번에 쉽게 넘어올 인물이 아니었다. 평소같으면, 고은성(한효주)가 이정도 얘기했으면 자존심을 상해하거나 열받아하며 돌아섰을 그 였겠지만, '그'는 고은성(한효주)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보고 확신을 얻는다.


    자신의 마음이 일방통행만은 아님을 알게된 것이다. 서로가 자신의 마음을 가리고 있었을 뿐 같은 마음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선우환(이승기)는 버럭 소리를 지르고 도망가버리는 그녀를 따라가 다시한번 잡는다.
    정말이지 거절할 수 없는 한마디와 함께 말이다.

    그런게 다 무슨상관이야.
    내가 너 믿는데, 좋은데, 갖고 싶은데...

    믿는다는데, 안넘어갈 여자 몇이나 있을까.. 고은성(한효주) 역시 여자였기에 자신을 믿어준다는 말에 스르륵 넘어가 버리고 만다. 늘 그렇듯 뒷일은 그때가서 생각해볼 일이니까..


    이번주 내내 '찬란한 유산'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켰던 그 문제의 '키스신!' 바로 그 장면이다. 기사만 봤을땐, 선우환(이승기)가 술에취에 고은성(한효주)의 자취방에 들이 닥쳤을때 키스신이 나오나 했더니, 훨씬 더 멋진 장소에서, 둘다 제정신을 가지고 멋진 대사와 함께 멋진 키스신이 완성되었다.

    결국, 사랑이란게 십여년의 세월도, 절실할때의 도움, 친절함, 보살핌도 아닌 그저 어쩔 수 없이 끌리는 마음인가 보다 싶었다.

    21화에서 마음에 들었던 또다른 장면은 동해의 해안가에서 차를타고 오던 장면이다.


    예쁜 바다를 보고 손을 내미는 고은성(한효주), 그런 고은성(한효주)를 바라보며 손을 내미는 선우환(이승기)... 이 장면이야말로 고은성(한효주)에 대한 선우환(이승기)의 마음을 잘 나타내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잡을 수 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손을 내밀고 있었던 선우환(이승기)의 마음 같았다.

    목걸이 사건 이후 다소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던 선우환(이승기)를 보는 재미 또한 색달랐다. 너무 꼿꼿해 뿌러질것 같이 힘이 들어갔던 선우환(이승기)가 조금은 힘을 빼면서 한층 귀여운 매력을 발산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먹한 분위기에 따라가겠다는 이 친구에게 더는 한마디도 못하게 쏴주시는... 너~ 무 둘이만 가고 싶은 티를 팍팍 내주시는데 이건 뭐, 순박한건지 요령이 없는건지, 한참을 귀여워서 웃었다.


    떡볶이 찍어먹다 사고나면 니가 내인생 책임질꺼야?

    떡볶이를 먹여달라는 앙탈을 이런식으로 부려주시는 선우환(이승기)군.. 이렇게 진지하게 말을 하니 어이가 없는 고은성(한효주)는 그저 먹여주는 수 밖에...


    거 먹을만 하네, 더줘봐

    결국 떡볶이를 받아 먹은 선우환(이승기)의 저 흐믓한 표정을 보니,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저 서투른 애정표현이 귀엽기만 했다. 극의 초반에 비하면 너무 급격하게 온순해졌다는 부분을 지적했었지만, 과정상에서 변했을 당시가 지나고 나니, 뻣뻣함의 애교가 귀여움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극의 초반 흐름이 그저 '이승기' 자체의 후광때문이었고, 극의 중반에 있어서 '찬란한 유산'의 인기에 대한 영광은 순수함을 잘 표현해준 '고은성(한효주)'에게로 돌아갔다면, 극의 마지막으로 달리는 지금, 다시한번 드라마의 인기에 대한 영광은 '선우환'이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본격적으로 시작될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찬란한 유산'의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 끝이야 어떻든 도착지점까지의 여정이 여러모로 기대가 된다.
    아직은 고은성(한효주)의 가족사에 관한 히든카트들이 많이 남았으니 그 카드들이 얼만큼이나 빵빵 터져주냐에 따라 끝까지 지금의 여세를 몰고갈 수 있을지의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간만에 주말 드라마 중에 평범한 젊은 코드의 드라마가 방영되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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