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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호동의 분노가 하늘에 치달았고, 자명의 정체에 대한 논란 또한 절정에 이르렀으니 말 그대로 본격적인 대립들이 시작되는 결정적인 시기였다. 하지만 그런 결정적 사건이 터진 후의 이야기 치고는 김빠진 콜라같았으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난주 마지막 장면에서 차후의 독약에 의해 신녀가 되겠다던 자명이가 저세상으로 가게될 위기에 처하자 이런저런 논란들이 많이 있었다. 독약을 먹였음에도 불구하고, 최리대왕이나, 모하소, 그 외의 주변 인물들이 그닥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점이 의문을 낳게 했다. 이런 의문들을 32화에서 명쾌히 풀어줄 것을 기대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더욱더 어처구니 없는 전개가 이어졌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하랍산 신녀의 집(?)으로 옮겨진 자명은 해독제를 먹이고 살아나기만을 기다리는 꼴이 된 것이다.


    신녀가 되는 것이 원래 독약을 먹이는 것인지, 또 원래 독약을 먹이는 것이라면 왜 차후는 궂이 약에 독을 또 탄 것인지 도무지 영문을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차후가 독을 탄것을 알고도 아무도 그에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하랍산 신녀는 맑은 피를 더해주면 좋겠다는 아리송한 말로 일품이 자신의 피를 자명에게 먹이게끔 한다. 이런 상황들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진행되었으니, 시청자들은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조기종영때문에 시간이 없다고는 하나 이런 설명들은 당연히 빠져서는 안되는 부분임이 분명하다. 중요한 부분들은 생략하고 그닥 중요하지 않았던 장면들만 반복해서 보여줬던 32화의 의도는 시청자를 답답하게 할 뿐이 었다.
    이 후 자명은 주인공 답게, 신녀가 되기위해 차후의 독에서 살아나 단식수행(?)을 강행한다. 이때 세상에 한이 많은
    자묵의 귀신이 나타나 신녀 자명의 스승이 된다. 자묵의 등장이라니.... 또한 자묵이 등장에서 한다는 소리가 고작 차후마마를 살려달라는 얼토당토하지 않는 소원을 빌어대니.. 원펀치 쓰리강냉이라 할 수 있겠다.

    독에서 깨어난 자명은 급격하게 또한 성숙해 졌다. 성숙해 지다 못해 세상의 이치를 전부 포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대인배로 거듭났으니, 이것 또한 극의 흐림을 따라가는데 방해요소로 작용한다.
    신녀 자명이 변신하는 동안, 라희와 호동은 그들만의 수련을 시작한다. 졸본으로 유패된 호동은 군사를 일으키고, 호동을 마음에 품은 라희는 호동을 잊고 진정한 태녀로 거듭나기 위해 무예훈련을 한다. 이 둘이 수련을 하는 장면들만 주구장창 방영되니.. 차라리 그 시간에 앞부분에 대한 설명을 좀더 자세히 해줬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월이 지났고, 그동안 각 인물들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왔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2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을 너무나도 지루하고 의미없이 길게 보여준 것은 아닌가 싶다. 앞부분은 각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줄 시간도 없을 만큼 듬성듬성 전개한 반면, 무의미한 훈련 씬들만 즐비하게 엮어놨으니 보는 이로 하여금 지루함을 느끼게 할 수 밖에 없다. 지난주까지 극을 절정으로 끌어올리면서 형성했던 긴장감이나 기대감, 극의 안정성이 한번에 무너지게 되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무료한 시간이 지나는 동안, 자명은 자묵 귀신에게 자명고를 만들 소스를 얻고 진정한 신녀가 된다. 물론 자명고 자체가 스스로 울리는 신비한 북이라는 점에서 신빙성이 없는 요소였긴 했지만, '자명고'란 드라마는 이런 신비한 북을 보다 요즘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받아 들이게 하기위해 '자명'이란 가상의 공주를 설정하여 소위 '스파이 시스템'으로 작동했다는 '자명고'를 설정하였다. 하지만 스파이시스템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이 인간의 능력이라기 보다는 귀신에 의해 터득하게된 신기로 발동하는 설정이라니, 애초에 앞뒤가 맞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스스로 울리는 '자명고' 북이나 신내림을 받고 귀신과 소통하는 '자명'공주나.. 둘다 신빙성이 한참 떨어지기는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어쨋든 자명은 2년동안 화식을 끊고 세상의 진리를 전부 터득한 성인이 되는 동안, 그토록 치밀하던 차후는 자명의 생사에는 관심을 끊은채 살아간듯 하다. 죽은걸 몇번이고 다시 확인해야 속이 풀리던 차후의 집요함이 신녀가 되기로한 자명의 안타까운 운명에 눈녹듯이 사라진건지 2년동안 별 근심없이 살고 있는듯 비춰졌다.
    예고편을 보면 알 수 있듯 33화에서 신녀가 된 자명은 성으로 돌아와 라희의 혼담을 신탁하러 나타난다. 이때 놀라는 사람은 차후랑 라희 뿐이니, 최리대왕, 모하소, 대장군 홀이는 모두 알고 있는데, 차후랑 라희만 모르고 있는 꼴이 된 것이다. 이런 얼토당토하지 않은 전개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흘려 보낸 것을 생각하면 자명고를 애청하는 애청자로서 화가 나지 않을 수 가 없다.


    갑자기 '전설의 고향' 스러운 전개를 하고 있는 '자명고'를 보고 있자니 쓴웃음 밖에 나질 않았다. 신기어린 자명의 말들을 그저 '믿지요' 하고 있는 대장군이나 최리대왕이나, 한 나라를 짊어진 사람들이라고 하기에는 무책임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갑자기 '전설의 고향'이 되어버린 턱에 호동이 낙랑으로 망명하게 되는 과정 역시 심각히 축소되고 말았다. 2년이란 시간이 길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무휼은 호동과의 밀담을 잊었는지 어느새 죽일만큼 탐탁치 않아했던 '해애우'의 다정한 아버지가 되었으며 호동왕자는 안중에도 없었다.
    물론 뿌쿠(자명)을 찾고자 하는 계략을 가지고 시작한 일이긴 하지만 아버님의 그림자가되어 낙랑을 바치겠다고한 왕자를 거의 반역자 취급하며 몰아세우더니, 갑자기 호동은 낙랑국 경계선에서 대장군과 만나 망명을 요청하는 꼴이 되었다. 분명 힘이 실렸어야 하는 부분이 어이없게도 물흐르듯 넘어가는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렇게 32화는 씁쓸함만 가득 남긴채 끝을 맺었다. 탄산 없는 콜라는 그저 몸에 해로운 설탕물에 불과하듯, 조기종영이라는 핑계속에 힘이 빠져버린 32화는 얼마남지 않은 자명고의 행군에 방해요소가 되었다.
    내일 방영될 33화가 얼만큼에다 다시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앞으로 자명고가 어떤 기로에 놓이게 될지가 결정될 것이다. 내일 역시 오늘처럼 김빠진 콜라같은 이야기를 이어간다면 남은 6화는 불보듯 뻔한 전개가 이어질 것임에 틀림이 없다. 비록 조기종영이라는 안타까운 상황과 마주했지만, 여태까지 자명고를 사랑하고 열심히 봐왔던 시청자들을 생각해서라도 끝까지 실망스럽지 않은 '자명고'가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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