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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드라마 중 시청률 무서운줄 무른채 종횡무진 인기를 끌고있는 '찬란한 유산'이 드디어 시청률 40%를 돌파했다. 물론 전국가구 시청률을 39.9%라고는 하지만 수도권 시청률은 40.6%라고 하니.. 거의 40%의 국민드라마가 됬음엔 틀림이 없다. 드라마 초반의 인기는 '이승기'의 절대적인 파워였으며 모든 영광과 환호를 모두 차지했던 반면 중후반을 달리고 있는 현재의 인기는 80% 이상이 '한효주' 공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저 캔디형에 잡초캐릭터였던 여주인공 은성이를 드라마속 주인공이기 보다는 '한효주'가 곧 고은성(한효주)이 되어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기 때문이다.

    중후반을 달리고 있는 지금 자리가 잡힌 고은성(한효주)과 사기꾼 모녀의 본격적인 대결구도가 완성된 지금이야말로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선 과 악의 구분이 불문명했던 유승미(문채원)의 방황때문에 극의 긴장감이 다소 떨어졌었지만 드디어 유승미(문채원)가 악의 길을 택했다. 엄마인 백성희(김미숙)에게만 모든 악행을 떠밀며 자신은 착한척, 어쩔 수 없는 척을 해오며 드라마 내내 죽상을 하고 있던 유승미(문채원)가 드디어 자신의 손으로 고은성(한효주)를 무너트릴 계획을 시작한 것이다.


    사실 계획이라기 보다는 이미 엄마가 짜놓은 판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는 말이 옳을 수 있다. 지능적인 플레이는 전부 엄마 몫인데 반해 승미(문채원)는 그저 그 판을 깨지 않게 하기 위해 적절히 거짓말을 해주며 은성이(한효주)를 견제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죽상에서의 탈피는 문채원의 존재감을 다시 정립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꺼라 본다. 지금까지의 문채원은 한효주, 이승기, 김미숙의 사이에 껴서 이도 저도 아닌 인물로 그 존재감이 한없이 약했다. 심지어는 문채원이 주조연급 주인공이란 사실 조차 잊게 만들 정도였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악의 구도에 선 지금 그녀의 존재감을 부활(?)시키기에 충분히 좋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유승미(문채원)의 역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극을 좀더 절정으로 치닫게 하기 위해서는 백성희(김미숙)의 지독한 악행도 계속 되어야 하지만 유승미(문채원)의 좀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선우환(이승기)에게 매달려 그저 힘없이 질질짜대는 불쌍한 역할이 아닌 자신의 것이라 생각되는 것을 지키기 위한 사나운 맹수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40%의 시청률에 육박한 '찬란한 유산'을 종영하는 날까지 고공비행 시킬 열쇠 중 하나를 문채원이 지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승미(문채원)와 백성희(김미숙)의 캐릭터 조합이 물론 악행의 수준은 조금 다르지만 '천국의 계단'에서 악녀 모녀로 활약했던 김태희, 이휘향이 연기했던 한유리-태미라 같은 호흡을 보인다면 극이 한층 더 달아오르지 않을까 한다.



    어쨋든 앞으로 두 모녀의 치를 떨게하는 악행의 끝을 기대해 볼만 하다.

    또 한가지, 종횡무진 흥행에 날개를 달아줄 요소는 선우환(이승기)-고은성(한효주)-박준세(배수빈)의 본격적인 삼각관계 구도 이다. 전까지만 해도 선우환(이승기)의 감정변화는 애매하기 짝이 없었다. 세상에 무서울게 없는 유아독존 캐릭터인 선우환(이승기)는 분명 2%모자란 재벌 2세였다. 얼마전 종영한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에 비한다면 한없이 착한 순둥이 캐릭터인 것이다. 구준표는 말 그대로 제벌 2세다운 싸가지를 자신 외의 모든 사람들에게 적절히 과시했다면, 선우환(이승기)의 경우 상처받기 싫어하여 상대를 경계하나 여리디 여린 속이 다 보일정도로 약한 캐릭터였다. 때문에 선우환(이승기)이 고은성(한효주)를 만나면서 바뀌어 가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어색했다.


    미간에 주름잡아대던 그가 한순간에 이를 바득바득 갈더라도 모든 이들이게 웃어줄 수 있는 순둥이로 변한 과정이 조금은 급했다고나 할까? 물론 유산을 받겠다는 강한 의지가 만들어 냈다고는 하지만, 태도가 바뀐 뒤로는 이게 과연 유산을 받기위한 그저 행동뿐인 행동인지, 본래 자신의 적성(?)을 찾은 행동인지 구별하기 힘들만큼 자연스럽게 바뀌어갔다. 즉 싸가지 재벌 2세의 선우환(이승기)이 예의바른 순수청년 이승기가 된듯했다.

    하지만 한효주의 연기가 자리를 잡고 극을 이끌어 가는데 큰 힘이 되고 나니 선우환(이승기) 역시 어느정도 중심을 잡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극도록 외롭고 사랑이 필요했던 재벌 2세가 따뜻함을 풍기며 어느새 다가온 고은성(한효주)란 인물때문에 그동안 얼어있던 마음이 눈녹듯 녹은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게된 것이었다.


    한층 자연스러워진 상황은 TV 앞에 모여 앉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으며 각 캐릭터들의 애절함을 함께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주구장창 틀어대던 OST 들이 드디어 캐릭터들의 감정과 맞닿았으며 매 상황에 그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전달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쯤 되면 항상 불쌍해지는 캐릭터는 4각관계에 끼어있는 또 다른 남자 주인공이라 할 수있다. 본래 남자 주인공만큼은 아니더라도 여 주인공을 서포트해줄 정도의 능력은 되며 착하고, 바르고, 누구나에게나 사랑받는 그런 캐릭터.. 불쌍한 박준세(배수빈).... 박준세(배수빈)의 앞으로의 태도 역시 기대가 된다. 늘 그렇듯 좀더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여주인공을 뒤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비운의 운명이지만, 그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극이 좀더 애절하고 가슴아플 수 있지만 자칫 어중띤 행동은 그저 박준세(배수빈)란 캐릭터만이 불쌍해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


    28부작 중 20부를 넘어온 지금, '찬란한 유산'에게는 아직도 많은 시간들이 남아있다. 앞으로 얼만큼 시청자들의 마음을 죄는 요소들을 적절히 배열하는가에 따라 주말드라마의 또 다른 신화가 될 수도, 그저 그런 삼류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 아직 '찬란한 유산'에게는 고은성(한효주)와 아빠의 재회란 큰 사건도 남아있으며, 동생 고은우(연준석)과의 만남도 기다리고 있다. 극악 무도하다고는 하나 백성희(김미숙)의 거짓말은 늘 즉흥적이었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물새듯 터질 요소가 사방에 존재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이어가는 백성희(김미숙)의 외줄타기 역시 남은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남은시간 보다 흥미롭고 애절한, 또한 예쁜 사랑을 보여줄 '찬란한 유산'을 기대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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