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트랜스포머2_ 패자의 역습

    액션, SF, 어드벤처 | 미국 | 147 분 | 개봉 2009-06-24 |
    감독 : 마이클 베이 | 출연 : 샤이아 라보프 (샘 윗위키 역), 메간 폭스 (미카엘라 역), 조쉬 더하멜 (레녹스 대위 역), 타이레스 깁슨 (엡스 역)




    #0.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트랜스포머, 세계를 보러가다.

    트랜스포터1편의 떠들썩한 흥행에 이어 시사회 사건으로 이미 개봉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트랜스포머2'. 나 역시 1편을 인상깊게 봤었기에 2편 역시 어느정도의 기대를 안고 개봉하자마자 극장으로 향했다.  영화를 보고나니 확실히 스케일 면에서는 1편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커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1편에는 총 14대의 로봇이 출연한것에 비해 2편의 경우에서는 총 46대의 로봇이 등장한다. 2시간 반이라는 런닝타임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의 방대한 량의 로봇이었다. 하지만, 딱 그뿐이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수 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한테만큼을 그랬다..

    전편보다 재밌는 속편은 없다는 말이 최고의 흥행을 이끈 '트랜스포머'에게도 여지 없이 적용됬던 것이다.



    #1. 쉴새 없이 움직여대는 역동적인 화면, 마이클 베이의 과욕?

    그래픽이 화려해진만큼, 나오는 로봇들의 종류도, 그 자태도 화려함에 일색이었다. 또한 마이클 베이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역동적인 화면까지 더해져, 영화는 말 그대로 정신없이 흘러갔다. 어떤 로봇들이 나왔는지 일일히 다 기억하기도 힘들만큼 많은 종류들의 로봇들이 지나쳐 가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이 비중도 없이 스쳐가듯 지나쳐 가버렸다.


    게다가 로봇들의 크기가 크고 그 모양새가 섬세했기 때문에 로봇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싸우는 장면은 뒷자리에 앉아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뭐든지 과하면 부족한것만 못하다고 했다. 트랜스포머 역시 어떤 로봇들의 역동성과 극의 긴장감을 표하는데 있어 화면 움직임을 너무 과하게하지 않았는가 싶다. 또한 로봇들의 소개가 너무 짧았던 점 역시 아쉬운 부분이었다. 로봇군단을 촬영함에 있어 그래픽의 디테일 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많은 돈을 투자했을텐데 기억하기 힘들만큼 그저 그저 그렇게 스쳐간 로봇들이 아쉬웠다. 오히려 두시간반 내내 봇물 터져나오듯 여기저기에서 등장한 로봇들은 주요 로봇들의 스토리전개 마져 정신없게 만들어버렸다. 전편에서 그래픽과 로봇들의 화려함을 칭찬받았기에 이보다 더 나은 어떤것을 보여줘야만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던 감독의 물량 공세가 아니었는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2. 맛있는 음식도 자꾸 먹다보면 질린다.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매일 그것만 먹으라고 하면 물려서 쳐다보기도 싫어질 만큼 인간의 마음은 간사하기 마련이다. 아무리 화려하고 멋진 영상이라도 2시간 반동안 주구장창 로봇들의 정신 없는 전투씬만 본다면 그 역시 뜨뜨 미지근해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물론 로봇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다양한 로봇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1편에서의 다이나믹하고 긴장감 넘치던 화려함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2시간 반동안의 전투가 마냥 재밌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지겨워 질법했던 전투장면 조차 극이 절정으로 치달을 수록 부실해졌다. 끝 무렵 이집트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두고 싸우는 판국에, 도데체 몇대가 합체한 로봇이었는지 기억도 안날만큼 초특급 변신을 한 데바스테이터.... 이 분은 거대한 몸집으로 화려한 전투씬은 커녕, 피라미드 공사나 해대고 있는가 하면, 목숨걸고 뛰어다닌 끝에 부활시킨 옵티머스군은... 부활하자마자 초사이언틱한 파워로 단박에 폴른을 무찔러 버린다. 중반쯤에 펼쳐진 숲속 전투씬만 했어도 무지막지하게 강한 모습을 모였던 옵티머스 였지만, 아무리 그래도 최종 보스인 폴른이 그런식으로 단박에 나가 떨어져야만 했나 싶다. 고작 그렇게 허무한 막판 결투를 보고자 2시간동안 주인공이며 로봇들이 고분구투 한 것이 어이없을 정도 였다.



    #3. 과도한 개그욕심? 불필요한 사족들.....

    또 하나 그냥 넘어가기 게름칙한 부분이, 마이클 베이의 유머 포인트 이다. 1편의 경우 액션영화에 적절하게 배여든 웃음 요소들이 극을 더욱더 자연스럽게 이끌어갔다. 하지만 2편의 경우 여기저기서 과도하게 흘러나오는 유머 포인트는 극의 흐름을 방해할 뿐 아니라, 웃기지도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먼저.. 이 친구.. 외계로봇에 굉장히나 관심이 많은.. 그런 설정이다. 샘의 룸메이트이며, 겁쟁이다. 과연 이 친구가 꼭 나왔어야 하는 걸까? 시종일관 집에 가고 싶어하던 이 친구가 극중에서 한 일이라곤 자신의 경쟁 사이트를 운영하는 시몬스 요원을 알아봐준 것 뿐이다. 도대체 왜 이 친구는 바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끝까지 함께 했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이라기 보다는 사이보그.... 그녀.... 앨리스, 분명 트랜스포머는 주변의 기계들이 로봇으로 변하는 그런 로봇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터미네이터'를 방불케하는 앨리스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사이보그였다. 위의 룸메이트 친구분과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러닝타임을 갉아 먹는 요소였다. 도대체 왜 이런 설정이 필요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차라리 이럴 시간에 최종 전투부분에서 폴른과 옵티머스의 대결장면을 좀더 늘리거나, 쉴새없이 나오던 로봇들의 할당량을 늘려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어머님.... 도대체 이분에게 할당된 분량이 어째서 범블비보다 많았다고 느껴지는 걸까? 이번 편의 경우 완소로봇인 범블비의 비중이 상당히 낮았던 것은 분명했다. 물론 그 이유가 새로나온 로봇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샘의 어머니께 할당된 시간 역시 범블비의 분량을 줄이는데 한몫하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더 무지막지한 것은 이런 샘의 어머니가, 얼토당토하지 않은 웃음포인트였다는 것이다. 술마시고 캠퍼스에서 난동이라니.. 이건 뭐 트랜스포머 할아버지라고 해도 용서할 수 없는 몹쓸 시도였다.
    이 외에도 초반 부분 샘의 집에서 벌어졌던 부모님과의 해프닝은, 당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난해했으며 시간낭비 였다. 이럴 시간에 차라리 범블비가 시원하게 고속도로 따위를 달리는 장면들을 삽입하는 것이 더 극의 흐름에 맞지 않았나 싶다.



    #4. 그외의 아쉬움들.........

    영화 내내 중요한 전투는 도맡아서 하던 특수부대원들... 이들의 비중이 로봇들과 거의 비슷했으니, 우리의 로봇들은 이래저래 설자리가 마땅치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거대하고도 무지막지한 로봇들에 대적하는 군인들이라... 물론 로봇들만 나와서 싸운다는 설정도 우습겠지만, 군인들의 분량이 너무 많았던것도 문제이다.



    군의 전투장면이 많이 나오다 보니, 오토봇이란 로봇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인간과 다른 또다른 개체라기 보다는 인간에의해 만들어지고 사용되는 군사무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적군이었던 디셉티콘들은 에얼리언 같은 외계인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분명 로봇과 로봇의 싸움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느낌은 사람 VS 외계인 이란 것이다. 분명한건, 미군들이 조금이라도 덜 나왔으면 46종의 로봇들이 조금이라도 더 천천히 지나갔을 것이란 거다.

    또한 피라미드에서 데바스테이터를 상대한 것은 범블비도 아니고, 옵티머스도 아니고, 우리의 GM대우 차인 쌍둥이 로봇들도 아니었다. 바로! 우리의 용감한 시몬스 요원..... 색터7이라는 정체모를 조직 이었지만... 정육점을 하던 정육점 사장님 시몬스 요원의 전화 한방이 데바스테이터를 멈추게 한 것이다. 전화를 하는 시몬스 요원이나, 전화를 받았다고 그 엄청난 미사일을 쏴주는 함장님이나... 어째든 환상의 콤이임에 틀림이 없다.


    휴... 그리고...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오토봇들의 시초때 벌어진 해프닝을 회상(?) 하는 장면이었다. 혹시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 장풍 대작전'을 기억하는가? 이 영화에 보면, 현세에 살고 있는 몇몇 도인(?)들의 과거사가 오토봇들의 과거사와 흡사함을 알 수 있다. 힘을 갖은 몇명의 강자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한사람이 그 힘을 세상을 멸망시키는데 쓰려 하였기에 나머지 사람들이 힘을 합쳐 그 악인을 봉인했다. 헌데 그 봉인된 한 사람이 다시 깨어나 세상을 위협하나니.. 이를 막을 사람은.. 어리벙벙 세상, 싸움과는 상관없이 살던, 우리의 주인공이더라.. 뭐 이런 스토리 말이다.

          


    또한 작년 MBC에서 방영했던 '태왕사신기'의 비주얼과도 비슷하지 않았나 싶었다. 주작의 폭주를 막기위해 환웅께서 나머지 우사, 풍백, 운사, 새오를 거느려 주작을 막아 봉인했으니, 세계의 평화가 찾아왔더라. 하지만, 이 역시 힘을 이용하여 세계를 지배하고 하는 악인에 의해 주작이 부활하나니, 주인공은 필히 이 싸움을 막아야만 하더라..
    이것이 늘 그래왔듯 순진한 주인공이 맡아야만 했던 운명이었다. 샘 역시 이런 운명을 벗어날 수 없었으니,, 그는 황천길을 가기전 오토봇들의 조상님을 만나 사명을 안고 부활해야만 했다.
    과연 이게 '트랜스포머'라는 영화에 꼭 필요한 스토리 라인이었을까 싶었다. 분명 다르게 표현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동양적(?) 과거사 요소를 집어 넣었어야만 했는지가 아이러니했을 뿐이다.

    이 외에도 집고 넘어가자면 참으로 재미있는 요소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순간 영화'킹콩'을 연상케 했던, 로봇의 빌딩꼭대기 점령 장면, 극이 절정으로 치달았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의 에어컨이 너무 빵빵해서인지 당최 손에 땀이 나지 않았던 아쉬움, 해리포터의 포트키 같은 순간이동 능력, 오토봇의 무덤(?)을 찾는 과정이 마치 '인디아나존스'를 방불케 하는 모험이었다는 것 등등등.......
    뭔가 '트랜스포머'라는 이미지에 맞지 않았던 요소들이 뒤엉킨 기분이어서 그저 씁쓸한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5. 흥행돌풍, 그 태풍속에서 빠져나와 영화를 돌아보니..

    리뷰를 쓰다보니 어느새 영화를 보는 내내 걸리적 거렸던 단점 요소들만 나열하게 되었다. 리뷰를 쓰고 보니 '트랜스포머2:패자의역습'은 흥행의 중심에 있는 최고의 영화라기 보다는 그저 그래픽만 화려한 영화로 소개된 듯 하다. 물론 이처럼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영화 자체가 나쁘다고 하지는 않겠다. '트랜스포머'가 보일 수 있는 최고의 그래픽과 화려함을 보여줬으며, 액션영화로만 본다면 스토리 구성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랜스포머의 두번째이야기를 기다려온 수많은 팬들에게 이번 영화가 어떻게 비춰졌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열렬한 팬이라기 보다는 1편에서 봤던 스케일과, 로봇과 그것들의 장면의 놀라움에 기대를 걸었던 사람들에겐 전편보다는 아쉬움이 많았던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픽과 스케일이 커진것이 영화가 더욱 재밌어졌음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더운 여름철, 시원한 영화관에 앉아 2시간 반이라는 시간동안 눈요기를 하기에는 좋은 영화였지만, 전세계가 기대했던 만큼 다양한 만족과 뿌듯함을 느끼기엔 뭔가 아쉬웠던 영화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