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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도 포근했던 쫄깃 센타를 뒤로한채, 그냥 떠나기가 아쉬워서

    비양도가 보이는 길을 따라 살짝 산책 한번...

    사진으로는 전해지지 않지만, 비가와서 거세게 불어대던 바람덕분에,
    마치 태풍이라도 온것처럼 휘날리던 바닷가였는데.....

    사진속 협재 바다는 비양도와함께 평화롭기만 하다.

    비바람이 불었어도 색깔만큼은 예술이었던 바다.. 역시 제주 바다.....

    이렇게 예쁜 색깔의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오늘 하루의 걱정이 남아있을까 싶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둘쨋날 아침이었지만.. 그닥 걱정따위는 안되었던건, 역시 제주 바다 덕분이었으려나....?

    비가왔지만 그 덕분에 더없이 촉촉하게 운치있던 한림읍 협재,
    정확히는 모르지만 배우 공유가 에피그램 화보촬영때문에 왔던 마을이랑 가까운듯 했다..

    화보촬영 장보를 직접 찾아보고 싶었지만, 배가고픈 관계로.. 아침겸 점심을 먹으러 한림칼국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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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4.11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멘도롱또똣이라는 드라마를 봤던 잔재일까,

    제주에 왔으니 꼭 먹어보고 싶었던것 중 한가지! 바로 보말칼국수!

    보말칼국수 맛집을 찾아보니 단연 한림칼국수가 가장먼저 나오기에 한치의 고민도 없이 한림칼국수를 찾았다.

     

    한림칼국수의 인기메뉴는,

    보말칼국수와, 영양보말죽이라고 하던데.. 혼자온 여행의 슬픔이랄까...
    둘다 먹어보고 싶었지만 다 먹을 자신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결국 보말칼국수 한그릇을 시켰다.

    다음에 오게된다면 꼭 영양 보말죽을 먹어보겠노라고 다짐한채 말이다....

     

    보말칼국수를 시켜놓고나서 문득든 생각...... 보말이 뭐였더라.....

    두리번거리다보니, 벽에 붙어있는 보말의 설명! 설명을 읽다보니 드라마 "맨도롱또똣" 에서 유연석이 뻘에서 열심히 캐던모습이 떠오르면서 보말이 바다고동이구나를 새삼 알게 되었다..

    보말이 뭔지도 모르면서 보말칼국수가 먹고싶었다니.... 어쩐지 바보같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지만..
    어쨋든! 맛있게 먹으면 그만 아니겠는가...?

    칼국수를 시키고나면 소박하게 밑반찬이 셋팅된다!

    칼국수 집인만큼 밑반찬중 김치가 두가지! 배추김치와 깍둑이가 나왔는데, 개인적으로는 김치가 너무 입맛에 딱맞아서 기분이 좋았다.

    두둥!! 드디어 등장한 보말칼국수!!!!

    순간.... 초록빛의 보말칼국수를 보고 적지않게 당황했다.. 초록색의 정체는 다름아닌 매생이!!!

    회사식당에서 매생이 칼국수가 나왔을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어본게 다였지만, 그때의 기억이 너무나도 비렸기에 앞으로 매생이는 안먹겠다고 생각했건만.....

    왠걸.... 보말을 보이지도 않고.. 매생이로 가득한 보말칼국수라니... 엄청나게 당황......

    하지만.. 이미 시켜버렸기에.. 별다른 선택지 없이.. 눈 딱감과 한입 후루룩하였는데.......!

    이게 왠걸.....! 육지에서 먹었던 내가먹은 비리디비린 초록물체는 매생이가 아니었단말인가?!

    한림칼국수의 보말칼국수에 들은 매생이는.. 정말이지 깔끔하고 단백한 맛으로 계속먹게되는 묘한 중독성까지 지녔으니... 매생이에대한 편견을 단박에 깨버리기에 충분하였다..!

    양념처럼 들어간 김가루 때문이었는건지... 매생이가 싱싱해서인지.. 조리를 잘 해서인지...

    원인은 잘 모르겠지만.. 비린거라면 질색팔색하는 본인이 먹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을정도로 깔끔한 맛이었다.

    한참 후루룩 먹다보니 비교적 질량이 커서 아래쪽에 가라앉아있던 보말들도 함께 맛볼 수 있었다.

    단백한 매생이와 쫀득쫀득한 보말이 함께 씹히니, 이보다 어떻게 더 맛있을 수 있을까 싶은 순간이었다.

    오전부터 내리던 비 덕분에 살짝 쌀쌀했었는데, 보말칼국수 한그릇으로 한없이 따뜻하고 든든해진 채로 식당을 나올 수 있었다.

     

    배가 든든해졌으니 다음으로 생각나는것은! 역시나 커피!

    제주도에는 워낙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많아서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레이더망에 딱 포착된 카페가 있었으니! 바로바로 "금능 반지하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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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4.11 | 지도 크게 보기 ©  NAVER Corp.

    이번 제주도 여행은 나홀로 훌쩍 떠나온 여행인만큼 어딘가 아지트 같은 곳들을 찾아가게 되었다.

    아지트라는 단어가 더 없이 잘 어울리는 자그마하지만 매력적인 카페....

    입구부터 뭔가 마음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문구로 발걸음을 재촉하게 하였다.. "너는 지금 커피가 땡긴다"!!

    길을 따라 들어가보면.. 왜 이곳의 이름이 금능 반지하인지 알 수 있다.

    보다싶이 살짝 땅속에 파뭍힌듯한 느낌의 카페 위치! 사실 카페라고 말 안하면 모를정도로... 그냥 시골집같이 생겼다...

    커피집 앞마당(?) 에는 날 좋은날 앉으면 좋을만한 책생과 의자 몇개들과 탁트인 바닷가를 볼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있다.

    내가 간 날은.. 평일이기도 하고.. 비도오고 있었고.. 태풍같은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기에.. 도저히 마당에 앉아 있을 수 는 없는 날이었지만, 날 좋은날.. 다시 온다면 꼭 앉아서 바닷가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곳이 었다.

    날이 너무추어서 서둘러 카페 내부로 들어가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시켰다.

    제주도 물가로봤을때 그렇게 괴팍한 수준의 가격은 아니었다.. 날 좋은 날 마당에서 커피를 마신다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착한 가격인듯 했다. 게다가 맥주류도 팔고 있었는데...

    맥주야말로...! 날 좋은날... 마당에서 바다를 보며 한잔 마신다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을것 같다는 생각......

    카페 내부는 자그마했다.. 말 그대로 아지트같은 느낌이랄까?

    사람이 많을때 왔으면 복작복작한 느낌이었을텐데, 내가 왔을때는 커피를 다 마시고 갈때까지 나 홀로 카페에 앉아 있었다.

    혼자 여행을 와서, 혼자 카페를 통째로 빌린듯한 느낌으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건 어쩐지 굉장한 행운인것 처럼 느껴졌다. 마치 동네에 나만알고 있는 보물같은 아지트에 마실나온 느낌도 들었다.

    너무나도 적당한 캘리그라피 메모 한장이 붙어있는 창가자리에 앉아서 그렇게 한참을 따뜻한 커피와 함께 여유를 즐기면서 폭풍비바람에 얼었던 몸을 녹이고나니, 혼자온 제주가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나가는 입구에 어쩐지 낯익은 아주머니 얼굴이 나를 배웅해 주었고,

    노랫소리만 잔잔하게 들리는 카페안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는 천천히 마시다보니 채 다 마시지 못한 커피를 들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다음번에 또 사람이 그렇게 없는 어느 날좋은 평일날 혼자 다시 와서 그 날은 마당에 앉아 맥주든 커피든 한손에 들고 바다를 실컷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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