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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2월 18일,
    오랜만에 무한도전에서 단편특집으로
    "나비효과" 라는 특집을 펼쳤다.

    멤버들간의 치열한(?) 상식퀴즈를 통해서
    각각이 획득한 나라로 휴가를 떠나는 휴양특집!

    그 출발은 다소 우스꽝스럽고 주말예능 다웠지만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펼쳐진 이야기는
    과연 "무한도전 특집" 다운 환경 이야기였다.

    신비의 섬 "몰디브" 와
    "북극"의 최고급 얼음호텔로 휴가를 떠난
    무한도전, 그리고 서울에 남아 일상다큐를 찍게된 길!

    무한도전을 보는내내, 나비효과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그리고 그로 인한 환경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 그 어떠한 다큐보다, 그 어떠한 시사프로그램보다

    간결하고, 직관적이고, 충격적으로 경각심을 심어주었다.


    "나비효과"라는 타이틀만 봤을 땐,
    영화 "나비효과" 를 패러디하는 식의 꽁트정도가 아닐까 생각 했었다.

    하지만 역시 김태호PD 는 뭐가 달라도 다른 예능 천재PD 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멋진 특집을 꾸며냈다.


    얼핏 보기엔 허접하게 보이는 이 셋트가...
    짓는데만 한달이 걸렸다는 최첨단(?) 시스템을 자랑하는 "지구온난화 체험" 리조트라고 할 수 있다.

    2층은 북극을 옮겨 놓은 듯한 완벽 빙상(?) 시스템으로
    젓가락터 그릇, 탁자, 침대까지 모조리 얼음으로 만든 최고급 얼음호텔을 재현했다.

    반면 1층 몰디브는 신비의 섬 답게 다양한 놀거리(?)와 겸손한 해변, 따사로운 날씨까지
    휴양지로 손색없는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이번 특집이 더욱더 임펙트를 줄 수 있었던 이유는,
    무한도전 멤버들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 까지도 상황이 벌어지기 전까지 지금 방송되고 있는 특집이 도대체가
    뭘 하는 특집인지를 감도 못잡았다는 사실에 있었다.


    처음엔 그저 아무것도 모르고 휴가를 맘껏 즐기던 무한도전 멤버들....!

    에어컨에의해 얼음이 녹아도, 고민은 잠시뿐....
    위에서 물이 새도 위층의 장난이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채 신명나게 놀아제낀다.

    심지어 몰디브 방에 있던 사람들은, 물이 자꾸 새기시작하자
    위층에 전화를 걸어서 남의 탓인듯 쏘아 붙이기만 한다.


    어쩐지 이 모습은 평소 우리들의 모습같기도 했다.

    지구온난화란 이야기를 골백번 들어도 그저 남의 탓 같기만 하고, 나랑은 상관 없는 일이겠거니 들을 생각도 안하는 모습이 말이다.

    사실이 그렇지 않은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나 심각성, 그리고 지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얼핏이라도 들어본적이 없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는 지구온난화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온실가스,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 탄소 발생 같이 사람들의 생활에서 비롯된 환경오염이 원인이되어
    지구가 뜨거워지고, 그에 따라 빙하가 녹고있다.

    심지어는 "몰디브" 같은 섬들은 조만간 잠길 것이라는 경고도 여러차례 들어왔을 것이다.

    그렇지만 늘 그렇듯,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느 노파심 많은 과학자가 지구좀 파괴된다고 오바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자기합리화식의 의구심과 함께 적어도 내가 사는 동안엔 그럴일이 없지 않겠냐는 식의 태도가 다반수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태만한 자세를 갖는 사람들에게 김태호PD는 말한다.



    "나 때문입니다, 당신 때문입니다, 우리 때문입니다"

    이보다 더 직접적으로, 이보다 더 간단 명료하게 심장에 와닿을 만큼 "지구온난화"의 원인과 심각성에대해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꼭 집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없이 열고 서있던 냉장고가, 나만 따뜻하려 했던 보일러가, 당연한듯 켜져있던 컴퓨터가, 그리고 나만 깨끗하겠다고 즐겼던 샤워시간들이 북극을 녹이고 몰디브란 아름답고 평화로운 섬을 잠기게하고 있었다.



    이렇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행동들이,
    진짜로 우리의 지구를 망하게 하고 있다는 현실을 깨우쳐 주는 순간이었다.

    길이의 행동을 보고 뭐 저런 정신나간 행동을 하는 사람이 다있는가라고 생각했는가?

    아닐 것이다.
    유재석도 길이의 행동을 보면서, 당연히 저땐 저렇지 않는가? 라고 무심결에 공감했을 만큼
    길이의 행동이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몰상식하다고 치부할 수 있을 만큼
    특별한 행동이 아니었음을 기억해야한다.




    무한도전은 말한다, 김태호PD는 말한다.

    우리가 모두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실수이기 때문에 함께 고쳐나가자고 말이다.

    무리한 요구를 하지도, 그것이 나쁘다고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알고 있는 당연한 상식들을 이제는 실천할때가 정말로 왔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모두가 위급하다고 느꼈을땐, 잘못했다고 깨달았을땐 이미 늦었을때 일지도 모른다.
    너무 늦어서 살려달라고 발버둥쳐도 소용없을 그 순간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조금만 노력하면 된다.



    희망이 있으니 말이다!


    어찌되었든 간만에 한편분량의 깨알같은 웃음과 교훈이 있었던 특집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무한도전이기때문에 가능했던 특집이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깨알같은 웃음으로 마무리진 무한도전!
    2011년도 너무너무 기대된다!! 무한도전! 영원했으면 좋겠구나~~!!



    +덧! 무한도전 "나비효과" 특집에서 볼 수 있는 김태호PD의 깨알같은 "새주소" 캠페인!

    길이의 다큐여행 [아름다운 "길"] 의 여정을 살펴보면,
    최근 새로 제정된 "새주소" 에 관한 편리함을 깨알같이 홍보(?)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처음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869번지" 라는 주소를 미션으로 받고
    가까운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장소를 찾는데 한참이 걸린 길...

    처음엔 길이 참 길을 못찾는구나... 역시 허당캐릭터 답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뒷부분에 가서, 같은 장소를 찾는 장면을 보면,
    길이의 여정이 단순히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행동을 위한 나비효과만은 아니었구나를 알 수 있다.


    아침에 같던 주소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마로 195번" 이란 새 주소로 찾게 되자
    새로정비된 표지판들 덕분에 쉽게 찾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예능에서, "새주소" 에 관한 이야기를 이처럼 자연스럽게 다룰 수 있다고 생각했겠는가,

    물론, 길이 주소를 찾는 장면들이 너무 웃겨서 배꼽이 빠질껏 같다는 느낌은 없지만
    "새 주소"라는 소재를 무리없이 예능에 녹여낸 것 만으로도 참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매번 단순히 웃음만을 위한 "무한도전"이 아니기에,
    무한도전이 주말 예능에서 굳건히 왕좌를 지켜나갈 수 있었던게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새삼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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