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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씨 표류기

    (Castaway On The Moon, 2009)
    드라마 | 2009.05.14 | 116분 | 한국 | 12세 관람가
    감독 : 이해준 | 출연 : 정재영, 정려원


    #0. 영화를 보러가다.

    시험기간.. 당연히 그러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오늘이 아니면 더이상 '김씨표류기'를 극장스크린에서 

    볼 수 없다는걸 알기에 과감히 영화관으로 향했다. 

    처음 티저 영상이 떴을때부터 꼭 보겠다고 했던 영화였건만, 

    친구들이랑 같이보게될 줄 알고 미뤄오다가 결국 시험기간에 혼자서 보게되었다. 

    그치만 영화가 끝나고 영화관을 나올때 혼자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봤기에 김씨들에게 좀더 빠져들 수 있었고, 그랬기에 혼자였던 김씨들의 감정들을 무리없이 따라갈 수 있었던것 같다. 

    김씨표류기는 내가 기억하는한 여태까지 본 영화중에 가장 재밌고 유쾌했고 감동적이었다고 말할만한 영화였다.









    #4. 김씨표류기_ 그들이 아닌 우리들 이야기

    섬에 갇힌 남자 김씨와 집안에 갇힌 여자 김씨, 둘은 서로 다른 세상에 존재한다.

    서로가 반대인 세상이다. 하지만 둘의 세상에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살아있는 공간'이란 점이다. 남자 김씨는 죽음을 생각했었지만 섬에 갇히게 됨으로서 

    살고자하는 욕구를 느낀다. 살아야만하는 사회의 압박에서 탈피하지 비로서 살고싶어진 것이다. 

    섬에서 김씨는 버려진 쓰레기들을 통해 보다 잘 살아보고자 노력한다. 

    밤섬에 버려진 쓰레기들은 죽으려고 자신을 버렸던 남자 김씨와 동변상련의 매개체로서 쓰레기들이 재활용되어 새롭게 사용되듯 밤섬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는 김씨와 같다고 보여진다. 

    여자 김씨 역시 방에 갇혀있지만 그녀에게 방은 살아있음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인터넷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하며 세상속에 자신이 있을 공간을 만들기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또한 창문을 통해 바깥세상을 바라보며 세상과 소통하려는 끈을 놓지 않는다. 

    즉 둘에게 각자의 공간은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이런 둘은 더이상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외톨이가 아닌 진정한 소통을 하게된다.

    하나가 아닌 둘이됨으로서 조금은 특별하지만 평범한 소통을 주고받는다. 

    관심받기를 갈망했던 여자 김씨는 남자 김씨에게 관심을 줌으로써, 

    세상과 단절되고 싶었던 남자 김씨는 여자김씨로부터 관심을 받음으로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게된다.


    이때 소통에 있어 또 한가지 중요했던 요소는 역시나 '자장면' 이다.

     자신만의 세상속에서 살던 여자 김씨는 3년만에 처음으로 바깥세상과 대화를 시도한다. 

    남자 김씨를 위해 '자장면'을 선물하기 위해서이다. 

    그토록 원했던 세상과의 소통이 여자 김씨 자신이 아닌 다른사람을 위한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자장면을 선물받은 남자 김씨는 자신에게 희망이 되었던 메시지를 담아 여자 김씨에게 되돌려 보낸다. 

    처음으로 맛보는 '희망'맛, 여자 김씨는 비로서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를 갔는다. 

    결국 둘은 같은 '희망'을 갖게된다.


    남자 김씨는 자장면을위한 '희망'을 옥수수 재배를 통해 실현 시킨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도전속에서 간절함을 통해 희망을 현실화 시킨다.

    여자 김씨 역시 더이상 죽은 옥수수캔이 아닌 살아있는 옥수수를 키움으로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준비를 해나간다.


    하지만 현실은 늘 그렇듯 녹녹치만은 않다. 



    넓고 넓은 세상속에서 드디어 나만의 작은 공간을 갖은듯했던 남자 김씨는 폭풍 후 끝에 모든걸 잃고 바깥세상의 사람들로 부터 다시 강제로 끌려나오게 된다.

     여자 김씨 역시 순조롭게만 진행될줄 알았던 외계생명체와의 소통 중 'Who are you" 라는 물음을 통해 다시 세상과 문을 닫으려 하지만, 남자 김씨를 보고 바깥세상으로 뛰쳐나간다. 

    세상을 모두 잃은 듯한 남자 김씨에게 자신이 받았던 '희망'을 나눠주기 위해.. 그 둘을 위해 세상은 멈췄고, 둘만의 시간을 허락했다. 일년에 두번, 아무도 없게되는 '그 날'..  둘은 만났고 여자 김씨가 내민손을 남자 김씨가 잡니다. 세상의 시선이 두렵지만 멈춰버린 시간이기에 둘은 '희망'을 나눌 수 있다. 

    비로서 그토록 원했던 진정한 소통을 이룬 순간이다.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 다는 것은 늘 그렇듯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을 의미한다.

    자신만이 알고 있던 세상에서 나아가 새로운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과정이다.

     세상은 함께이면서 혼자이고 혼자이면서 또 함께이다. 누구나 가끔씩 찾아드는, 혹은 계속 주위에 깔려있는 '외로움'을 만나 가끔, 혹은 계속 외톨이가 된다. 

    '김씨 표류기'는 외톨이들의 영화였지만 그들은 외톨이가 아니었다. 혼자였지만 함께하고 있는듯한 따뜻함을 공유할 수 있었다.


    요즘같이 인터넷이 활성화된 정보화시대, 또는 사이버세상으로 불리는 현실속에서 누구나가 다 자신만의 세상속에 갇혀사는 외톨이가 아닐까 싶다. 

    모니터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지만 그 관계는 결코 혼자도, 함께도 할 수 없는 공간이다. 이 영화는 그런 현실때문에 텅 비어버린 현대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줄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때문에 나 역시도 영화를 보고 나왔을때 혼자였지만 그 어떤때 보다도 따뜻함을 마음에 담고 나올 수 있었다.


    가끔은 내게도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 

    과제에, 시험에, 또는 바쁜 일상에 치어하는 일상 속에 어떤 것도 신경쓰지 않고 세상을 둘러볼 수 있는 그런 여유말이다. 물론 그런 여유를 함께할 친구 한명쯤은 옆에있어도 좋을꺼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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