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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로서 자명고가 안타깝게도 조기종영을하고 후속작인 '드림'이 방영되었다. '드림'은 김범, 손단비, 주진모 주연으로 스포츠 에이전트와 종합 격투기를 다룬 내용이다. 스포츠 에이전트란 소재가 생소하긴 했지만 격투기에 관한 내용은 일전에 몇번 다뤄진 적이 있기에 잘만 조합되면 큰 무리는 없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역시나 캐스팅이 걸렸다. 손담비가 주연이라는 점이 상당히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에덴에 동쪽에서 동철로 꽃남에서 소이정으로 큰 활약을 했던 김범이야 그렇다 치지만 이 둘을 짊어지고 가야할 또 다른 주연이 주진모라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개인적인 소견이겠지만 주진모란 배우는 어느 배우 못지않게 훤칠한 외모와 연기실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선택하는 작품마나 늘 '쪽박'이었다. 물론 '쌍화점'의 경우 굉장한 주목을 받았었지만 이 역시 관심은 조인성이 독차지 했기때문에 주진모가 어떤 후광을 받았다고는 할 수 없다. 여러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면서 아직까지 주진모란 배우 이름을 걸고 내놓을만한 이렇다할 작품이 없는 그 이기에 이번 작품만은 잘됬으면 하는 것이 팬으로서의 바램이었다.

    주진모가 어떤 선택을 했을지에대한 궁금증으로 '드림'이란 드라마의 뚜껑을 열어보니, 상태가 영 심상치 않았다.

    시작부터가 손발이 오글거리는 합성들로 이 드라마가 범상치 않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남제일)
    나는 스포츠에이전트다 어떤이들은 우리들을 스포츠 스타를 팔아 그 커미션으로 기생하는 인간들이라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그야 말로 개뿔뜯어먹는 소리다 뜨거운 심장으로 가열차게 뛰는 선수들에게 에이전트란 선수의 뇌와 팔다리와 다름없다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돈문제 가족문제 이성문제 은퇴후 삶의 설계까지 한마디로 선수들 기저귀에서부터 관까지
    설계해야하는 존재다

    그래서 뛰어난 스포츠 스타 뒤에는 항상 훌륭한 에이전트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나는 오늘도 꿈꾼다.
    그냥 그런 에이전트가 아니라 스포츠 역사상 가장 세고 위대한 에이전트를 위하여

    오글거리는 합성들과 더불어 드라마의 큰 두개의 축 중 한개인 스포츠에이전트에 대해 설명하는 것으로 극이 시작된다. 참으로 솔직한 멘트가 아니었나 싶다. 왜 드라마 제목이 '드림'이었는지 단박에 알 수 있는 투명한 대사랄까? 앞으로 어떤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임을 다이렉트로 알려주는 바였다.
    물론 스포츠에이전트에 대해 생소한 시청자들을 위한 배려깊은 설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합성까지 궂이 했어야했나 싶었다. 드라마 초반 이슈화 시키기 위한 좋은 꺼리로서는 적합할지는 모르겠다.

    어쨋든 드라마 내 주진모가 맡은 '남제일'이란 배역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정도는 명확히 집어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남제일)
    아니 왜 인간들은 자기인생을 그렇게 유리한 쪽으로만 편집하는지 모르겠어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에 있었다. 1화의 전체적인 분량 중 상당부분 남제일은 냉정하고 자신의 비지니스적 성공을위해 선수들의 약점 쥐고 흔들기 일수이며 강자앞에서는 한없이 비굴하고 충성을 다하는 개로서 다소 비열한 사업가로 비춰진다.


    (남제일)
    후발주자가 시장을 장악하려면 정답은 하나야
    선발주자들 다 죽여버리고 좋은 선수들 다 빼내오면되
    왜 내 말이 틀려? 운소선발업체들 다 죽여버리면 우리만 살아남잖아
    그러면 당연히 시장 독점할 수 있고 아, 아케보노이야기 처럼 이벤트가 되는 타종목 선수들 모두 링위에 세워
    올림픽 메달리스트건 세계선수권자건 문제아건 화제가 될만한 물건들은 다 쓸어 모아

    이처럼 사업에 있어서는 무서우리만큼 냉철하고 자기 중심적인 남제일 이지만 중간 중간마다 성격을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능청스럽고 정에 약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겉으로는 냉철하지만 속은 여린 캐릭터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표현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는것이 아닌가 싶다. 성격의 차이에 대한 격차가 어느 정도여야 납득이 가는 것이다. 혹은 그런 성격차를 보이는데 타당한 이유나 명확한 분간이 있어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법인데 드라마 초반이라 그런것인지 남제일이란 캐릭터는 너무 종횡무진 분간없는 성격을 갖은 인물로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 말 그대로 너무 중간이 없는 캐릭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든지 입체적인 성격을 갖은 캐릭터를 만들 수 있지만 극의 초반인 만큼 캐리터의 일관성을 보이는 편이 좀더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남제일의 여리고 때룬 편한 모습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남제일의 캐릭터에게 기대해볼만한 볼거리는 강경탁역의 박상원과의 대립구도이다. 남제일이 2%부족한 냉철함으로 아마추어 에이전트라고 한다면 강경탁은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올 만큼 냉혈안으로 그려진다. 그의 사무실 벽에는 사자가 그려져 있고 '군주론'을 사업가의 바이블로 여길만큼 상하관계가 냉철한 인물이다.
    쥐를 궁지에 몰아놓고 그 쥐가 미처 고양이를 물 새도 없이 공격하는 철두철미하고 눈치빠른 사람이다. 때문에 자신이 키운 남제일이지만 내칠때는 가치 없이 내쳐버린다.


    (강경탁)
    감동을 받도록 아주 따뜻하게 대해주든가 아주 강하게 짖눌렀어야지
    인간은 말이야 가벼운 상처를 받으면 복수하지만 반대로 아주 혹독한 상처를 받으면
    복수할 엄두를 못내지 그래야 복종하거든 내가 몇번 말했을텐데 마케야벨리가 한말이라고
    아직도 군주론 안읽었어?

    (남제일)
    근데 그 친구가 아직 어린 신인이라서,

    (강경탁)
    넌 신인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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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탁)
    정치꾼 같은 소리 하네, 니가 국회의원이라도 되?
    사직하고 하와이가서 좀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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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탁)
    청춘 다 받친 회사
    그나마 니 청춘 반짝였던거, 나때문이야, 나가

    철저히 자기 중심적이며 손익계산에 따라 움직이는 명석한 브레인이다. 1화에서는 남제일이 강경탁 밑에서 '개'노릇이나 하는 캐릭터로 그려지지만 주인에게 버림밭은 '개'가 얼마나 사납게 주인을 공격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경경탁의 대사중에서 상처에 대한 대사는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를 암시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강경탁의 나름에서는 남제일에게 혹독한 상처를 주므로써 복수할 엄두를 못내게 했다고 생각하지만 야망이 큰 남제일에게는 가벼운 상처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경탁은 첫 포스만으로도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알 수 있듯이 두사람의 치열한 두뇌싸움은 흥미진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터프한 동철이에서 꽃보다 소이정으로 멋지게 변신에 성공했던 김범에 대해 살펴볼자.


    (이장석)
    하~ 이 나라는 하여튼, 청소년 말은 어딜가나 무조건 씹어요

    김범에 대한 솔직한 느낌은 '집나온 소이정' 이였다. 후질근하게 입고 나름 불량 청소년의 느낌을 물씬 풍기지만 1화에서 비춰친 이장석의 캐릭터는 아직 종잡을 수 없는 정도였다. 이장석의 웃음과 건방진 표정에는 여전히 소이정의 모습이 남아있었다. 물론 그만큼 꽃남의 후광이 컸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김법이 이장석의 캐릭터에 빠져드는데 있어 아직까지 힘을 못뺀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캐릭터 변신에대한 부담감 때문에 일부러 좀더 거친 모습을 표현하려고 한 것이 자연스럽지 못한 모습을 연출한게 아닌가 싶다.


    백사장에서 절규하는 모습에서는 에덴의 동쪽의 이동철군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물론 절규하는 연기는 소름돋을 정도로 좋았지만 그 모습이 이장석이라고 하기엔 부족한감이 없지않아 있었다.

    하지만 1화에서 보여진 이장석은 극히 일부의 모습이었기때문에 앞으로의 전개에 있어 뚜렷한 개성을 확보할 시간이 충분하다. 앞서 여러 드라마를 통해 충분히 연기실력을 인정받은 김범이기에 이번 드라마에서 역시 그만의 캐릭터를 멋지게 확보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극의 구성이나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이 뒷받침 해준다면 말이다. 

    '드림'의 가장 큰 구멍은 역시나 손담비였다. 손담비가 가수였기때문이 아니라 연기력을 검증받지 못한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는 점이다. 물론 손담비가 원래는 배우로 데뷔하려고 했지만 사정에 의해 가수로 먼저 대뷔를 하였고 그동안도 연기공부를 꾸준히 해왔다고는 하지만 드림 1화에서 보여진 손담비의 연기는 철저히 '우결(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보여줬던 연기톤이었다. 당장이라도 마르코가 튀어나와 손담비의 대사를 받아 줄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캐릭터의 설정까지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상하다. 쿨하고 털털한 성격의 스포츠 매니아, 혹은 오타쿠라는 것은 이해하겠는데 상식밖의 막무가내이다.
    남제일(주진모)과 백사장에서 시비가 붙은 장면을 보면 그저 박소연(손담비)의 행동에 어이없는 웃음만 나온다. 극이 초반이다 보니 흥미요소 또는 시청자들의 주위를 끌기위해 집어넣은 유머코드인 것 같은데 완전히 실패인듯 하다. 오히려 박소연이란 역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잡기가 난감해지니 말이다.


    (남제일)
    이봐요

    (박소연)
    뭘봐요

    (남제일)
    음료수좀 갔다달라는 소리 안들려요?

    (박소연)
    콧방귀 뀌는 소리 안들려요?

    (남제일)
    여기 직원 아닙니까?

    (박소연)
    여기 직원 아닙니다

    (남제일)
    진작 말하든가

    (박소연)
    시키지 말든가
     
    (남제일)
    아니, 내가 실수 한건 맞는데,
    보아하니 나보다 한참 어려보이는데 어른한테 그따위로 말하는거 아니지

    (박소연)
    나이도 한참 많아 보이시는데 함부로 심부름시키는건 더더욱 아니지

    (남제일)
    정말 갈수록 가관이네

    (박소연)
    정말 볼수록 가관이네

    이건 뭐 말장난도 아니고 이런식으로 시비가 붙는다는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이건 털털하고 쿨한 여자의 모습이 아니라 제대로 삐딱선타서 세상에 불만이 많은 여자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전개에 있어 이 둘이 러브라인으로 엮기게 된다고 하는데 영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물론 극의 초반이기때문에 그런 것 까지 걱정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손담비의 이미지가 극 전체적으로 튀는 느낌이다.

    이제 겨우 1화가 끝났지만 1화를 보고난 '드림'은 막강한 경쟁상대인 '선덕여왕'을 누리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에는 상당히 임펙트가 부족한 드라마였다. 엄정화가 고분구투하고 있는 '결혼 못하는 남자'를 이기기도 힘들다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이다. 에이전트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때문에 몇몇 전문적인 용어들로 극 자체의 내용이 명확히 전달되지 않아 어렵다는 느낌과 더불어 무거운 느낌까지 든다. 또한 어딘가 명확하지 않은 캐릭터 설정들로 자리가 잡히는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듯 싶다.


    나름 노출(?)효과로 시선을 끌어보려는 노력이 보였지만, 극중 흐름에 적절히 녹아들지 않았기에 그다지 매력적인 요소로서 보이지는 않았다.

    '선덕여왕'을 경쟁상대로 둔 현재로서 초반부터 강력하게 시청자들을 끓어 당기지 못한다면 승산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일례로 앞서 선덕여왕과 부딪혀 초반부터 강세를 잡지 못한 결못남의 사례를 볼 수 있다. 결못남의 경우 초반 지진희가 당치않는 성대모사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지 못한것이 화근이 되어 극이 상당히 안정된 현재까지도 그 실세를 되돌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건 시청자들은 기다려주지 않다는다는 것이다.

    '드림'이 선덕여왕을 상대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이번주의 방송분으로 이슈거리가 될만한 임펙트있는 전개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2화까지는 두고 지켜보기로 한다. 비운의 배우 주진모이지만 이번만큼은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나가길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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